여름이 다가왔네요(김기영) | |
고향 집
김기영 초가지붕 위 둥근 박 덩어리 굴뚝 연기에 넝쿨째 춤추고 앞마당 멍석마다 햇빛에 널린 빨간 고추들 집안에 큰불이 났네 돌담에 걸려있는 흙 묻은 호미마다 어머니 손 온기 따스하고 외양간 옆 우두커니 서 있는 늙은 지게들 아버지 등 땀 내음 배여 있네 뜰 안엔 식구들 웃음소리 가득 여름마다 함박꽃이 피네 ------------------------ 여름 그날 김기영 여름방학 냇가에서 두껍아 두껍아 모래성 쌓노라면 긴긴 여름 금세 지나고 우리들 얼굴 검둥이 된다 옥수숫대 씹으며 돌아올 무렵 산 그림자 길게 그늘을 드리우고 꼬옥 쥔 검정 고무신 속 송사리들 빙빙 맴돈다 저녁 굴뚝 연기 사라지고 마당 멍석 위에 누워있는 아이들 눈망울 초롱초롱 밤하늘 별들을 센다 마당 가 모깃불 쑥 연기 피어오르면 옛이야기 속 호랑이 슬금슬금 내려온다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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